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향후 행보에 중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한 차기 NASA 국장 후보자, 자레드 아이작먼(Jared Isaacman)이 있습니다. 그는 상원 청문회에서 ‘화성 우선(Mars First)’ 전략을 NASA의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며,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아르테미스(Artemis) 달 탐사 프로그램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 중심의 활동에 대한 전환점을 시사합니다. 특히 아이작먼은 민간 우주 비행 경험을 가진 최초의 NASA 수장 후보로, 전통적인 관료 출신이 아닌 민간 기업가이자 스페이스X와의 협력 경험이 풍부한 인물입니다. 본 글에서는 그의 발언과 정책 방향을 중심으로 NASA의 미래를 세 가지 측면에서 상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화성 우선 전략, NASA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
자레드 아이작먼 지명자가 강조한 핵심 메시지는 단연 '화성 우선(Mars First)' 전략입니다. 그는 상원 과학·기술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발언에서 “NASA는 다시 한 번 임무 중심의 조직으로 거듭나야 하며, 그 중심에는 인간의 화성 착륙이라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오랫동안 NASA 내부에서 논의되었으나 구체적인 일정과 자원이 부족해 실현되지 못한 ‘화성 유인 탐사’를 실제 우선순위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입니다.
현재 NASA의 주요 사업은 국제우주정거장(ISS) 운영과 아르테미스 달 탐사 계획입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미국 우주비행사를 2026년까지 다시 달 표면에 착륙시키는 것이 목표로, 이미 수십억 달러가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아이작먼은 이 같은 흐름에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며, 달 탐사는 ‘목표’가 아닌 ‘경유지’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달로 돌아갈 것이며, 그 과정에서 과학적, 경제적, 국가 안보적 이익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화성 우선’ 전략은 달 탐사를 무시하거나 폐기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달을 중간 거점으로 삼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화성 탐사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방향성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향후 NASA의 예산 배분과 기술 개발 우선순위, 국제 협력의 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는 NASA의 임무 우선순위 전환을 통해 미국이 다시금 우주 개척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민간 우주기업 시각, NASA 정책에 반영
자레드 아이작먼 지명자는 NASA 전통을 벗어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그는 우주비행사나 과학자 출신이 아닌, 결제 처리 기업 ‘Shift4 Payments’의 CEO이며 억만장자 기업가로 민간 우주산업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특히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SpaceX)와 협력해 이끌었던 인스퍼레이션4(Inspiration4)와 폴라리스 던(Polaris Dawn) 임무는 그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민간 우주 비행 리더로 만들어주었습니다.
2021년, 아이작먼은 인류 최초의 ‘전원 민간인’ 우주 비행 임무인 인스퍼레이션4를 주도했으며, 이후 2023년에는 폴라리스 던을 통해 민간 우주비행사 최초의 우주 유영(spacewalk)을 시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스페이스X가 개발한 차세대 우주복 기술도 함께 시험되었습니다. 이처럼 그는 민간 우주기업의 혁신성과 속도감 있는 기술 개발 방식이 기존 NASA 시스템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실제 경험으로 입증했습니다.
아이작먼은 NASA를 민간 우주기업과 보다 긴밀하게 연결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저궤도 상업 경제(LEO economy)의 활성화, 과학 탐사의 속도 증가, 비용 절감 등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는 청문회에서 “우주는 민간의 참여 없이는 개척될 수 없다”고 강조했으며, NASA가 더 이상 느리고 예산 초과가 빈번한 전통적 방식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향후 NASA의 계약 방식이나 파트너 선정, 기술 도입 프로세스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다만, 아이작먼이 NASA 수장이 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두 차례의 폴라리스 임무는 일정이 연기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NASA의 중립성과 민간 우주기업 간의 이해관계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며, 향후 아이작먼이 어떠한 형태로 민간과 정부의 협업 구조를 구축할지 주목됩니다.
SLS 로켓과 아르테미스 계획, 향후 행보는?
NASA는 지난 10여 년간 SLS(Space Launch System)라는 초대형 발사체를 개발해왔으며, 이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핵심 기반 기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자레드 아이작먼 지명자는 SLS에 대해 SNS를 통해 “비용이 지나치게 높고, 일정은 지연되며, 전통적 정부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SLS는 현재까지 수백억 달러가 투입되었고, 계획보다 수년이 지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아르테미스 II 미션용 SLS는 완성되었으며, 2025년 4명의 우주비행사를 달 궤도까지 보내는 비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이작먼의 화성 우선 전략이 SLS를 무조건 폐기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향후 SLS를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민간 발사체(예: 스페이스X의 스타십) 도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SLS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 왔으며, 달 탐사 자체를 ‘시간 낭비’로 간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 의회는 초당적으로 NASA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SLS 및 아르테미스 계획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상원 상업과학위원회 위원장인 테드 크루즈(Ted Cruz) 상원의원은 “아이작먼은 미국 우주비행사를 다시 달로 보내는 데 헌신적이며, 이는 곧 화성 탐사를 위한 기술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아이작먼이 단절보다는 단계적 전환을 지향할 것임을 시사하며, NASA의 기존 시스템과 민간 혁신을 융합하려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율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균형 잡힌 접근은 단순히 ‘기존을 부정하고 새로 시작하는’ 방식보다는, 기존 아르테미스 및 ISS 활동을 화성 중심 탐사의 사전 단계로 구조화하는 ‘연결된 계획’으로 NASA의 정책 전환을 이끌 것으로 보입니다.
자레드 아이작먼 지명자의 등장과 ‘화성 우선’ 선언은 NASA의 새로운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가 추구하는 방향은 단순한 목표 변경이 아니라, NASA라는 정부 기관이 민간 우주산업의 속도와 혁신을 받아들이고 함께 성장해나가는 모델입니다. 그의 지명이 확정된다면, NASA는 ‘임무 중심의 조직’으로 다시 거듭날 가능성이 크며, 우리는 민간과 정부의 협업을 통해 달을 넘어 화성으로 향하는 여정을 본격적으로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과연 이러한 변화가 NASA에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인류의 우주 개척 역사에 어떤 장을 열게 될지 기대가 모이고 있습니다.